연금 보험액 따져봐야... 우체국, 자체 결정 산출방식 적용해오다 제동
상태바
연금 보험액 따져봐야... 우체국, 자체 결정 산출방식 적용해오다 제동
  • 강경묵 기자
  • 승인 2020.01.10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계약서상 약관에 따라 미지급된 연금보험금 지급하라" 판결
최초 10년간 적용 체증률... 약관 명시 10% 대신 정기예금 금리 변동 반영
11년차 이후 연금액... 직전 연도보다 7.12~14% 감소한 금액 지급
신지식 변호사 "가입자와의 약속인 약관은 금융기관 자체 설정 셈법보다 우선"

 

우체국이 연금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고객과 맺은 계약서상 약관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결정한 연금액 산출방식을 적용해오다 법원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이와 유사한 우체국 보험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이 같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사옥. 【뉴시스】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사옥. 【뉴시스】

10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우체국 연금보험 가입자 A(78) 씨는 지난 19년간 약관보다 500여만 원을 적게 지급됐다며 소송을 제기, 최근 우체국으로부터 이를 받아냈다.

A 씨는 1994년 우체국 보험상품(종신연금형, 체증형)에 가입해 2000년부터 매년 연금을 받아왔다.

약관에 따르면 연금 개시연도인 2000년부터 10년간은 직전연도 연금액에 체증률 10%를 곱한 금액을 지급하고, 이후에는 10년차 연금액과 동일한 액수를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체국이 최초 10년간 적용한 체증률은 약관에 명시된 10%가 아니라 매년 정기예금 금리의 변동을 반영한 4.84~9.37%였다.

또한 11년차 이후 연금액에 대해서는 매년 정기예금 금리 변동을 반영한 연금액 산출식을 적용해 직전 연도보다 7.12~14% 감소한 금액을 지급했다.

약관을 꼼꼼히 살펴본 A 씨는 연금액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자 우체국에 이의를 제기, 수차례 민원을 통해 우체국보험분쟁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얻어냈다.

하지만 10년차 연금액 자체가 과소하게 산정됨에 따라 매년 받는 연금액도 적을 수 밖에 없다는 A 씨는 결국 미지급 연금액 5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김지숙 판사는 "보험약관, 보험증서, 안내장 등을 종합하면 우체국에서 내부적으로 변동금리를 반영하고자 했던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약관의 해석상 직전연도 연금액의 10%를 체증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며 A 씨의 청구를 전부 인용해 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법률구조공단 안양출장소 신지식 변호사는 "가입자와의 약속인 약관은 금융기관 자체적으로 설정한 셈법보다 우선한다"며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체국이 먼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